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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] ‘가마솥 더위’가 한창이던 25일 오후 1시, 개농장주들에게서 갓 구조된 200여마리의 개들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 광암로 소재 임시보호소를 찾았다. 보호소가 위치한 지역은 한국토지주택공사(LH)의 지역공원개발이 예정된 곳이다. 개농장주들은 약 5년 전부터 이 부지에서 개들을 학대·도축해왔다. 이달 초 LH 하남사업본부와 하남시청이 개농장주에게서 개들을 긴급 격리조치했고, 동물보호단체 케어와 하남동물자유연대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LH의 지원을 받아 임시보호소를 세웠다. 불법 도축이 이뤄졌던 곳인 만큼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아 버스에서 내리고 무성한 풀숲과 흙먼지 속을 20여분 넘게 걸은 후에야 보호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.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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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돈 25일, 경기도 하남시 광암로 소재 임시보호소에서 개들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.(사진=최신혜 기자)

 

한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아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. 개들도 혀를 한껏 내민 채 헉헉대고 있었다. 임시보호소엔 선풍기 등 냉방시설이 전무했고 개들은 흙바닥에 눕거나 물을 마시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. 개는 평균 체온이 사람보다 2~3도가량 높은 데다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땀구멍이 거의 없어 유독 더위에 약하다. 

하남동물자유연대 소속 자원봉사자들은 땀범벅이 된 채 개들에게 밥과 물을 나눠줬다. 자원봉사자 심정연(38·여)씨는 “모금 활동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개들의 치료비용을 대기에도 턱없이 모자라 냉방시설, 간식 등을 구비할 여력이 없다”고 토로했다. 수년간 학대받아온 개들인 만큼 건강상태가 제대로 된 개를 찾아보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. 실제 한 도사견은 가슴과 엉덩이 부위에 사람 주먹 크기의 종양을 달고 있었다. 또 다른 대형견은 다른 개에게 물려 귀 한 쪽이 뜯겨져나가고 없었다. 소형견들은 피부병과 진드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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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무더위가 지속되며 개농장주들이 사용하던 부지 내 개의 사체와 음식물쓰레기의 악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.(사진=최신혜기자)

 

임시보호소는 다음 달이나 오는 9월께까지 운영된 뒤 철거된다. 개들은 다른 보호소로 옮겨가거나 입양가지 못하면 안락사된다. 자원봉사자 김지영(31)씨는 “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내일도 모레도 이곳을 찾을 것”이라며 “보호소 개들을 몰래 빼내가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개농장주들 때문에 무더위에도 손을 놓을 수 없다”고 말했다. 김씨는 “개들이 하루 빨리 좋은 주인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한다”고 했다.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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